오늘은 제가 희귀암에 걸린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어릴 적 저의 꿈은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 아베베 비킬라와 같은 인물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대학에 가고, 졸업 후에는 취직하고 결혼하며 아이를 낳고 살다 보니 꿈은 저만치 멀어졌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중, 50세가 되어서야 다시 마라톤을 떠올렸습니다. 비록 꿈을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아마추어 마라톤이라도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마추어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고, 10km는 50분 이내, 하프 마라톤은 1시간 50분대, 풀코스는 4시간 이내라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끊임없이 연습한 결과, 하프 마라톤에서 10위에 오르는 성과도 있었고, 이는 저에게 큰 행복을 안겨주었습니다. 목표 시간을 달성하기 위한 끊임없는 연습이 나의 몸에 산소부족 현상을 불러왔고 이것이 암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운동할 때 만큼은 너무 행복했으므로 결코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인생에는 항상 행복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정에 문제가 생겼고, 남편이 간암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았습니다. 남편이 간암 치료 후 추적 관찰에 들어간 시점에 저의 몸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증상은 없었지만, 7월 즈음 이사할 집의 수리를 하느라 무리를 한 뒤, 숨 쉴 때 겨드랑이에서 가슴 앞부분까지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통증이 사라진 후 더 이상 흉통이 나타나지 않아 단순한 근육통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장독대 청소를 하다 허리를 다치게 되어 기 수련을 하는 친구에게 치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친구의 권유로 폐 CT를 찍었고, CT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폐 CT 상 종격동 종양입니다.'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종격동이란 폐와 폐 사이의 공간으로, 흉선, 심장, 등이 있는 곳입니다. 소견서를 가지고 부산의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를 찾았고, MRI를 찍은 후 수술 날짜를 잡았습니다. 담당 교수님은 'CT나 MRI 모두 모양이 순하게 생겨서 나쁜 것은 아닐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질병 백과와 국가암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통증이 있는 경우 90%가 암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2019년 9월에 오른쪽 겨드랑이 쪽으로 흉강경 수술을 받았고, 조직 검사 결과 비정형 카르시노이드 흉선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지루하고 긴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흉선 암의 생존율
- 흉선 조직에 국한된 경우: 약 88%
- 주변 장기로 침범한 경우: 약 74%
- 간이나 신장과 같은 먼 장기로 침범한 경우: 약 41%
이 모든 상황을 무덤덤히 받아들였지만, 치료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싸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이 중요한 것처럼, 병마와의 싸움에서도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마라톤을 통해 느낀 성취감과 행복은 저에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로서 10km를 50분 이내로 달리고, 하프 마라톤을 1시간 50분대에 완주하며, 풀코스를 4시간 이내로 달리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했습니다. 때로는 하프 마라톤에서 10위에 오르기도 하며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암과의 싸움
하지만 인생은 항상 행복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가정의 문제와 남편의 간암 판정, 그리고 저의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가슴의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기고 넘어갔지만, 결국 종격동 종양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술과 치료를 받으며, 비정형 카르시노이드 흉선 암이라는 희귀암 판정을 받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지치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희망과 의지
암 투병은 지루하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저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마라톤이 산소부족으로 저의 암 발생에 영향을 끼쳤겠지만 마라톤에서 느낀 도전 정신과 성취감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암과의 싸움에서도 강한 의지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느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싸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꿈을 향한 도전과 마찬가지로, 병마와의 싸움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종격동-좌우의 흉막강 사이에 있는 부분으로 앞쪽은 흉골, 뒤쪽은 척추, 아래쪽은 횡격막에 의하여 경계 지어짐